
한때 반도체를 지배했던 일본, 지금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은 반도체 최강국이었습니다. 당시 도시바, NEC, 히타치 같은 일본 기업들은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미국마저 위협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지금,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거의 존재감을 잃었습니다. 삼성전자와 TSMC가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는 동안,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쇠퇴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그대로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2022년,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Rapidus)’라는 반도체 회사를 출범시키며 반도체 패권 탈환을 선언했습니다. 과연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오늘은 라피더스의 실체와 일본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몰락: 미·일 반도체 협정과 삼성의 부상
1980년대: 일본 반도체 전성기
1980년대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DRAM(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NEC, 도시바, 히타치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며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을 위협했습니다.
1990년대: 미·일 반도체 협정의 치명타
미국은 일본 반도체의 급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협정으로 인해 일본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강제로 축소해야 했고, 미국은 일본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그 결과, 일본 반도체 기업들은 경쟁력을 잃었고, 삼성전자와 TSMC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반격, 라피더스(Rapidus) 출범
라피더스란?
일본 정부는 2022년, 반도체 산업 재건을 목표로 ‘라피더스(Rapidus)’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도요타, 소니, Kioxia(구 도시바 메모리), NTT 등이 투자자로 참여하며 일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목표: 2027년까지 2나노 반도체 양산
라피더스의 강점
미국 IBM과 협력하여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기업들의 협업
그러나 반도체 산업은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닌, 경험과 생태계, 투자 규모가 중요한 산업입니다. 라피더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중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라피더스가 TSMC와 삼성전자를 넘기 어려운 이유
① 파운드리(위탁 생산) 경험 부족
현재 반도체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동안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경험이 거의 없어, 단기간에 TSMC·삼성을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② 반도체 설계 역량 부족
글로벌 반도체 설계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NVIDIA, AMD, 퀄컴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미 강력한 AI 반도체와 서버용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반도체 설계 기술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③ 투자 규모 차이
라피더스의 총 투자 규모: 약 5조 원
삼성전자·TSMC의 연간 투자 금액: 50~60조 원
반도체 산업은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데, 라피더스는 삼성전자나 TSMC와 비교해 투자 규모에서 크게 밀립니다.

일본 반도체, 라피더스 외에도 기회가 있을까?
라피더스가 TSMC와 삼성전자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지만, 일본은 여전히 반도체 산업 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①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의 강자
일본은 반도체 소재 및 장비 분야에서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 도쿄 일렉트론(TEL), 스크린(SCREEN), 신에츠화학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노광 공정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며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② 자동차·로봇·IoT 반도체 시장의 성장
일본은 AI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칩보다 자동차, 로봇, IoT 반도체에서 강점을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도요타, 혼다, 소니 등의 글로벌 기업이 자율주행과 전기차 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반도체의 부활을 이끌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기회: 일본의 도전 속에서도 더 강해질 것인가?
① 검증된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
삼성전자는 이미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며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라피더스가 2나노 반도체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2나노 반도체 개발을 진행 중이며 생산 효율성 면에서 앞서 있습니다.
② AI 반도체와 HPC(고성능 컴퓨팅) 시장 확대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와 HPC 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자동차 및 IoT 반도체에 집중한다면, 삼성전자는 AI와 데이터센터 칩 분야에서 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③ 글로벌 협력과 반도체 생태계 구축
일본이 자국 중심의 반도체 산업을 구축하려 하는 반면, 삼성전자는 미국, 유럽, 대만과 협력하며 개방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라피더스의 도전, 삼성전자는 더 강해질 것인가?
라피더스의 출범은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위한 새로운 도전이지만, 현실적으로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에는 많은 장애물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일본이 반도체 소재·장비 분야에서 여전히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동차·로봇·IoT 반도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도전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검증된 기술력과 생산 역량, AI 반도체 시장 선점,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더욱 강력한 반도체 리더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라피더스와 일본 반도체 산업의 도전, 그리고 삼성전자의 대응을 함께 지켜봅시다.
#반도체장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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